산수갑산 / 서울 중구 을지로20길 24 (인현동1가 15-4)
전화번호 02-2275-6654
영업시간 11:30-22:00 (브레이크타임 15:00-17:00) (일요일 정기휴무)
오래된 점포, 노포
모든 일에는 인과관계라는 것이 존재하듯이
점포가 오래 유지되는 이유는 분명히 존재한다
지금까지 수많은 노포들을 다녀본 결과
노포가 오래 유지되는 이유가 본질적으로 비슷하다는 것을 알게됐는데
핵심은 바로 '진정성'이었다
공간에 대한 진정성, 업에 대한 진정성, 음식에 대한 진정성 등
진정성의 방향성은 각기 다를 수 있으나
진심을 담아내 최선을 다하는 점포들의 자세는
마치 짠 듯이 모두가 같았다
오늘은 을지로의 오래된 순대집이자
순대에 진심인 산수갑산을
이곳에 소개하고자 한다
을지로 산수갑산은 개업한지 30년이 넘은 노포다
그렇기에 실내 공간 크기는 상대적으로 좁은 편이고
식기와 가구들은 사용감이 조금 있는 편이다
일찍이 동네 어르신들의 사랑방 역할을 하던 산수갑산은
최근 SNS에 공유되기 시작하며 유명세를 탔다
그래서 요즘 산수갑산 손님들의 연령대를 보면
젊은 사람들이 의자를 꽤 꿰차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는데
그럼에도 주 고객층은 중장년층인 것은 분명하다
을지로 산수갑산에 가면
산수갑산의 외관을 오래토록 볼 수 밖에 없다
왜냐하면 손님이 항상 많아 웨이팅이 필수기 때문이다
그래서 산수갑산 앞 대로부터 옆 골목까지
손님들은 뜨끈한 순댓국물을 생각하며 웨이팅을 하는데
테이블 회전 시간이 꽤나 걸리는 음식들이라
기다리는 것을 못하는 사람이랑 같이 안가는 걸 추천한다
그리고 을지로 산수갑산 외관을 보다 보면
'아바이순대'라는 글씨를 발견하게 될 것인데
아바이순대란 주로 돼지의 대창 속에
익힌 찹쌀밥, 선지, 여러 가지 부재료 등의 소를 넣고 쪄낸 순대를 의미한다
즉, 아바이순대는 대창순대와 같은 의미인데
산수갑산은 대창순대에 진정성을 가지고 있다
산수갑산의 대표 메뉴는 단연 순대모듬이다
물론 낮에는 술보다 식사를 주로 하시기 때문에
순대정식을 주로 먹는 편이다
순대모듬이 대표메뉴인 이유는 순대모듬 하나만 시켜도
푸짐한 순대 한 접시와 함께 인원수에 맞는 순댓국물이 나오기 때문인데
토실한 대창순대와 뜨끈한 순댓국물을 한 메뉴에 먹을 수 있어
가성비와 가심비를 둘 다 잡은 편이다
을지로 산수갑산의 메뉴판은
음식 종류보다 술 종류가 더 많은 것이 특징이다
그 이유는 뻔하다
산수갑산에서 주문하는 메뉴는 모두 똑같고
술을 걸치러 오는 사람들이 대다수기 때문이다
때문에 산수갑산에 가는 날이면
일행과 메뉴를 고민하는 것이 아니라
어떤 술을 마실 지만 의논하면 된다
을지로 산수갑산의 순대모듬을 주문하면
깔끔하지만 핵심은 다 챙긴 한 상이 나온다
기본찬으로 나온 겉절이와 섞박지, 마늘 고추장아찌와 신선한 채소들은
맛도 좋고 양도 푸짐하여 기본 안주로의 역할을 톡톡히 한다
그리고 나온 순댓국과 순대모듬 한 접시
순댓국은 그냥 국물만 있는 것이 아니라
내용물이 실하게 담겨있는 순댓국이다
을지로 산수갑산 순대모듬 가격이
2022년 기준 24,000원인 것을 감안하면
엄청 푸짐하게 나오는 것을 알 수 있는데
그래서 더더욱 술을 팔아드려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리고 보이는 엄청난 양의
을지로 산수갑산 순대모듬 한 접시
접시가 작은 편이 아닌데도 가득 채운 음식들이
보기만 해도 푸짐하다는 마음을 품게 한다
순대모듬은 대창순대, 간, 오소리감투, 머리 고기
돈 설, 애기보 등 다양하게 구성되어 있는데
산수갑산의 대창순대는 찹쌀, 채소, 선지, 고기, 마늘 등을 잘 배합해서
다른 곳들의 순대보다 촉촉하고 씹는 맛이 더한 것이 특징이다
부드럽기도 참 부드러운데 씹을수록 고소해지는 게
어느 순간 한 젓가락에 술 한잔이 박자를 타며 들어가는 걸 볼 수 있다
또한 산수갑산의 음식들은 특별한 잡내가 나지 않는다
그만큼 주방에서 신경을 쓰고 만들고 있다는 것이다
30여 년 세월 동안 한결같은 위생상태를 만들기란 쉽지 않을 텐데
그만큼 음식과 손님에 대한 진정성이 남다른 탓이다
물론 음식에 신경을 써야 하고 많은 손님들을 대해야 하기에
방문 시 친절한 서비스는 기대하지 않는 것이 좋다
그래도 괜찮다
말은 직접 건네지 않았어도
순대모듬 한 접시에서 느껴지는 온기면 대답이 됐다
을지로에서 순대가 생각날 때면
산수갑산을 떠올리곤 한다
군침이 돈다면, 일정을 잡아보자
- 산수갑산 위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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