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근내닭갈비 / 서울 용산구 이촌로29길 15 (한강로3가 40-90)
전화번호 02-797-0131
영업시간 11:30-21:00 (브레이크타임 15:30-16:30) (연중무휴)
서울 교통의 중심지 용산
오래전부터 교통의 중심지는 곧 유동인구와 비례했고
이는 곳 쟁쟁한 식당들의 집결지를 의미했다
그렇기에 용산 일대에는 참 맛 좋은 식당, 정겨운 노포들이 즐비한데
오늘은 그 중 오근내닭갈비를 소개해보려 한다
상호명 오근내닭갈비의 오근내는
춘천의 옛 지명으로, 춘천닭갈비라는 의미다
닭갈비 하면 가장 먼저 생각나는 동네가 춘천인데
닭갈비는 예전부터 춘천의 번화가, 명동의 뒷골목을 중심으로
사람들의 입소문을 타기 시작하며 유명세를 펼쳤다
수많은 음식들 중 닭갈비가 유명해진 이유는
당시 소고기, 돼지고기 등 식재료 중
닭고기가 가장 가성비가 있었기에
서민들에게 닭갈비는 값싸고 배불리 먹을 수 있는
최고의 수단이었기 때문이다
물론 요즘은 닭 요리가 전혀 싸다는 생각이 들지 않을 정도로
전체적인 음식 값이 높아진 편인데
오근내닭갈비의 가격대는 다행히 아직도 합리적인 편으로 다가온다
용산 오근내닭갈비의 수준 이상인 맛과 가성비는
미쉐린 가이드의 빕 구르망에 일찍이 오르게 해 줬다
오근내닭갈비는 용산의 기찻길 옆 한적한 골목에 위치해있는데
지금까지 운영해오는 긴 시간 동안
이미지, 바이럴 마케팅에 집중하기보다는
더 맛있고 합리적인 가격의 닭갈비를
고객들에게 제공하기 위해 노력한 공간이다
이러한 진정성 덕분인지
오근내닭갈비를 사랑하는 고객들이 많아
점심시간이 한참 지나도 웨이팅은 진정되질 않는 편이다
오근내닭갈비 내부는 유명인들의 싸인으로 도배돼있다
싸인은 곧 그 사람들의 시간이 깃들어있는 것이기에
이 풍경은 곧 오근내닭갈비 유명세의 반증이다
실제로 오근내닭갈비에서 유명인을 봤다는 인증글도 많은 편인데
실제로 가보면 오근내닭갈비 철판에 눈을 떼지 못하게 돼
유명인이 왔는지, 옆자리에 누가 있는지 보지도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오근내닭갈비는 양이 푸짐한 편이다
다른 식당에 가면 인원 +1인분을 주문하는 편인데
오근내닭갈비에 가면 인원수대로 주문하는 편이다
오근내닭갈비에서 막국수, 전병은 선택이고
면사리는 취향에 따라 고르면 되지만
치즈 사리와 고구마 사리는 필수 선택이다
치즈 사리는 취향에 따라
닭갈비를 먹을 때 넣어도 되고
볶음밥을 먹을 때 넣어도 된다
오근내닭갈비의 푸짐한 닭갈비의 양
푸짐한 닭과 무심하게 뜯은 듯한 깻잎과 채소들
그리고 이 모든 것을 덮어버리는 비법 양념
오근내닭갈비의 양념은 카레가루를 조금 넣은 것이 특징인데
카레향이 닭갈비 맛을 한층 끌어올려주는 느낌이다
양념을 그냥 보고만 있으면 안 된다
이제 일행 중 한 명이 주걱을 잡고
닭갈비를 직접 볶기 시작해야 한다
손님이 없을 때는 닭갈비 볶는 것을 도와주시는 때도 있지만
대개 손님이 많아 일손이 적기 때문에
손님이 직접 일일이 볶아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다
팔이 조금씩 힘들어오기 시작하면 닭이 익는다는 뜻인데
그래도 곧 맛있게 먹을 닭갈비를 생각하며 참고 볶는다
드디어 완성된 닭갈비 비주얼
떡과 닭고기, 채소, 양념의 4박자가 예술이다
볶는 수고에 배고픔이 더해지고
이를 상쇄시키는 오근내닭갈비의 맛은
그냥 먹을 때보다 더 후하게 쳐지는 편이다
닭갈비는 전부 먹으면 안 되고 일부 남겨놔야 하는데
더 맛있는 볶음밥을 만들어먹어야 하기 때문이다
다행히 볶음밥은 손님이 하는 것이 아닌
식당에서 직접 만들어주는 시스템인데
덕분에 편하게 먹을 수 있어 좋았다
난 용산 오근내닭갈비 집에 가면
치즈 사리를 꼭 닭갈비, 볶음밥에 반반씩 넣는다
카레향이 담긴 닭갈비와 치즈의 조화란
멋진 한 끼를 완성시키는 공식과도 같다
오근내닭갈비의 볶음밥은 참 맛있는 편인데
기존 양념의 두터운 맛이 받쳐주기 때문이다
정신 차려보면 오근내닭갈비 집의 철판을 긁고 있거나
풍성했지만 곧 비어진 철판을 마주하게 된다
불러오는 배가, 오늘도 잘 먹었음을 시사한다
교통편이 좋은 편은 아니지만
용산에 왔다면, 닭갈비를 좋아한다면
오근내닭갈비를 한 번 방문해보는 것을 추천한다
맛있는 닭갈비란 무엇인가를
이 기회에 한 번 느껴볼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오근내닭갈비 옆에는 철길이 하나 있는데
밥을 먹기 전, 먹은 후에 보는 것도 묘미다
인생 샷을 건질 만한 풍경이다
- 오근내닭갈비 위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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