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덕회식당 / 서울 중구 창경궁로1길 6 (충무로4가 56-3)
전화번호 02-2267-0942
영업시간 12:00-22:00 (토요일은 17시까지) (매주 일요일 휴무)
가끔은 그럴 때가 있다
기가 막힌 양념장에 무쳐진 막회에
술 한 잔 하고 싶어 지는 밤이라고
그럴 때면 생각나는 집이 있다
바로 충무로에 위치한 영덕회식당이다
충무로 영덕회식당은 2022년 기준 36년 된 노포 식당이다
노포마다 장수 비결은 존재하기 마련인데
영덕회식당의 장수 비결은 단연 맛, 정이다
영덕회식당 아주머님 성격들이
참 사근사근하고 넉살 좋고 정 넘치는데
이를 뛰어넘는 양념장까지 내어주시니
영덕회식당에 손님이 밀려올 수밖에 없다
영덕회식당은 낮에 가건, 밤에 가건
사람들로 가득해, 웨이팅은 거의 필수인 편인데
그럼에도 기다릴 가치가 있는 노포다
충무로 영덕회식당의 내부는 노포다운 편이다
정겹고, 아담하다는 뜻이다
손님이 많을 때면 저기 사진에 보이는
파란 노상 테이블을 마련해주시는데
저기서 먹는 맛도 참 일품이다
물론 내부에서 거하게 들이켜는 소주가
더 편하고 맛있는 편이다
충무로 영덕회식당의 메뉴는 깔끔하다
막회, 과메기, 물회, 회덮밥이다
영덕회식당에서 막회 중 사이즈를 고르는 경우는 딱 두 가지인데
첫째는 다른 메뉴도 다 시키는 경우
둘째는 인원이 많아 막회 2 접시를 시키는 경우다
영덕회식당 막회는 양이 많아 보일 수 있어도
한 번 젓가락질을 시작하면 금세 바닥나기 때문에
중 사이즈로는 기별이 별로 안 온다
결코 내가 먹는 양이 많아서가 아니다
먹다 보면 이 말이 무슨 말인지 알게 된다
(그렇다고 내가 적게 먹는다는 것은 아니다)
막회가 나오기 전 내어주는
콩나물국과 구운 김, 멸치볶음
이 노포는 막회도 막회지만
콩나물국 등 기본찬에 한잔하는 매력도 상당하다
시원하니 바로 한 잔 당기게 되는 콩나물국에
식당 아주머님 얼굴도 곧 피어난다
소주를 더 주문했기 때문이다
콩나물국만큼이나 멸치볶음도 맛이 참 좋은데
그 덕분에 경찰을 부를까 생각도 했다
이놈, 술도둑이다
영덕회식당의 영롱한 막회
청어와 가자미를 막 썰어주신 막회에
고명으로 채 썬 오이, 양파, 고추, 배에 깨를 싹-
그리고 식감과 맛의 풍미를 한층 끌어올리는 쑥갓까지
완벽한 한 접시가 눈에 확 담겨온다
영덕회식당의 막회 신선도는 언제가든 훌륭하고
막회의 양도 언제가든 푸짐하다
푸짐하지 않은 건 술잔뿐이다
언제나 홀쭉하게 비어있다
영덕회식당 막회의 화룡점정은 단연 양념장이다
마약이 따로 없다
영덕회식당 막회에겐 미안한 말이지만
이곳은 양념장 먹으러 온다는 표현이 맞을 수도 있다
그만큼 이 양념장, 치명적인 매력을 가지고 있다
다른 막회 집에 가면
일반적으로 시판 초장을 그냥 무쳐주는 경우가 다반사인데
영덕회식당은 이곳만의 제조법을 통해 비법 양념장을 만들어낸다
맛의 균형이 상당한 양념장의 맛은
정말 마약처럼 중독성이 상당하다
한 번 조사를 해볼 필요가 있다
사진을 다시 봐도 군침이 흐르는 자태
영덕회식당의 막회 무침은 참 이쁘다
입 속에 막회가 담기면
그때부터 시작되는 뮤지컬 한 편
양념장의 달짝지근함이 확 맞이해주며 입맛을 돋우고
그 뒤를 비집고 들어오는 회의 고소함에 취할 때면
쑥갓의 향긋함이 온몸을 감싸 안기 시작한다
어느 순간 헤어 나오기가 힘들 수 있는데
해독제는 바로 소주 한 잔뿐이다
난 어쩔 수 없이 한 잔 들이켜고
정신을 차린 뒤 다음 젓가락질을 시작한다
아무래도 오늘 밤도 짧을 예정이다
해가 떠있던 져있던
언제나 시간이 가는 줄도 모르는 공간
영덕회식당
맛도 맛이지만
노포의 허르스름한 분위기, 정겨운 사람 냄새가
영덕회식당의 매력을 한 층 끌어올리는 편이다
이 매력을 아는 사람은 알기 때문에 한 번
모르는 사람은 모르기 때문에 두 번
방문해보는 것을 추천한다
충무로에 갈 때면
나도 모르게 발길이 향하는 영덕회식당
오늘은 당신 차례다
- 영덕회식당 위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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