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슈부부커피스탠드 / 서울 마포구 양화로3길 77-10 (합정동 429-61)
영업시간 12:00-21:00 (매주 월요일 휴무)
난 골목을 좋아한다
앞에 무엇이 있는지 예측이 되지 않는 골목을 걸을 때
마치 미지의 세계를 탐험하는 모험가가 된 느낌과
골목 속 내가 알지 못했던 사람들의 스토리를 들을 때
마치 한국인의 밥상 속 최불암 님이 된 느낌
이 느낌들이 날 다시 골목 속으로 찾아들게 한다
오늘은 합정동 골목을 무작정 모험하다 발견한
보물 같은 공간, 무슈부부커피스탠드를 소개하려 한다
무슈부부커피스탠드는 합정역과 망원역 사이
한적한 주택가 골목에 위치해있다
조금만 벗어나면 좋은 공간들이 많은 편이지만
무슈부부커피스탠드 근처에는 주택만 가득한 편이다
그렇기에 무슈부부커피스탠드를 처음 발견했을 때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동화처럼 나무속 공간을 발견한 느낌이었는데
이 공간적 특성이 내 마음을 더 끌어당기는 요인이 되었다
일반적인 카페를 생각해보면
실내에 들어와 음료를 마시며
편하게 쉼을 즐기는 풍경을 연상하게 되지만
무슈부부커피스탠드는 이와 달리
골목에서 커피 한 잔을 들고 서서
바깥 공기의 여유를 즐기는 풍경이 연상된다
무슈부부커피스탠드는 이름에서도 느낄 수 있듯이
출근 혹은 퇴근, 아니면 동네 산책을 하다가
잠깐 들려 커피를 받고 순간의 여유를 즐기는 공간이다
그렇다고 내부가 휴식을 즐기기 어려운 것은 아니다
무슈부부커피스탠드의 내부는
사장님의 취향을 알 수 있는 소품과 분위기로
당신의 시간을 따뜻하게 만들기 충분한 편이다
무슈부부커피스탠드의 분위기는
전체적으로 아늑한 느낌이다
낮은 조도, 커피머신의 소리, 지나가는 차의 바퀴소리가
공간을 순회하며 흩어져간다
널찍한 요즘 카페들과는 달리 아담한 편이라
작은 대화도 귀에 더 잘 담기는 편이다
물론 다른 테이블의 얘기도 들릴 수 있기에
소리의 여백을 즐기는 쪽이 더 좋기는 하다
커피는 사장님께서 열정을 담아 만들어주신다
쉐이커에 커피를 담아 제조하시는 모습을 보면
흡사 전문 바텐더가 아닐까 생각도 하게 된다
이 열정은 곧 시각화되어 잔에 담기게 되는데
실시간으로 오르내리는 커피의 역동성이
참 매력 넘쳤던 순간이다
무슈부부커피스탠드 사장님네 가족사진인지는
물어보지 않아서 모르겠지만
사진 속 분위기가 너무 따스해서
전등의 무드가 너무 따스해서
잔에 담긴 사장님의 온기가 너무 따스해서
셔터를 쉬지 않고 찍었던 순간이다
덕분인지 커피가 맛있다 느껴진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하다는 생각도 들었다
보기만 해도, 듣기만 해도, 마시기만 해도
마음에 쉼을 찾을 수 있던 공간
무슈부부커피스탠드
합정동, 망원동 골목을 거닐 때면
이 근처를 한 번 거닐어보길 추천한다
혹시 모른다
당신의 아지트, 사랑방이 생길지
난 오늘도 골목을 거닐 때면
무슈부부커피스탠드같은 공간이 또 있을지
생각을 하며 발걸음을 옮겨본다
쉽진 않겠지만 말이다
- 무슈부부커피스탠드 위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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